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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일, ‘경축! 우리사랑’을 개막작으로 하여 제 7회 피렌체 한국영화제가 문을 열었다. 이번 피렌체 한국영화제는 전년과 다르게 피렌체 중심에 위치한 오데옹 극장에서 열렸으며 총 28편의 한국 영화가 상영되었다.
사실, 피렌체 한국영화제는 토스카나 외의 지역에 거주하는 교민들조차 잘 모르고 있는 한국영화제이다. 이탈리아 땅에 살고 있는 한국교민들조차도 관심 없어 하는 ‘피렌체 한국영화제’를 이탈리아인들이 어찌 알랴 싶었지만, 개막작 상영에는 오데옹 극장 600석 중에 500석 이상이 현지인들로 가득 채워졌다.
09 백상 영화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는 개막작 ‘경축! 우리 사랑’은 시골집의 젊은 하숙생과 하숙집 주인의 사랑을 해학있게 그린 작품으로 영화를 관람한 Susan Sabatini와 Elena Tizzani씨는 “저희는 4년 전부터 한국영화를 보기 위해 이 곳에 오죠. 한국 영화에는 휴머니즘과 사실성이 있고 이것이 한국영화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때로는 한국 영화가 지나친 사실성으로 인하여 다소 폭력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긴 해요”, “저희는 이번 영화제에서 ‘밀양’을 반드시 보려고 해요”라고 말했다. 이처럼 극장을 방문하는 이들은 그만큼 한국 영화 매니아들이었기에 한국 영화를 느끼고, 되내이고, 찾고 있었다.
피렌체한국영화제는 그간 감독들의 회고전을 거친바 있다. 김기덕 감독을 필두로 하여 임권택 감독, 홍상수 감독 등의 회고전을 통해 한 감독의 영화를 10편 이상씩 상영한 것은 토스카나 지역을 비롯한 이탈리아에 한국 영화 매니아층을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주최측은 전했다. 피렌체 한국영화제를 담당하고 있는 한-토스카나 문화협회 장은영씨와 Riccardo Gelli KOFF 대표(영화제 총책임자)가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며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Q : 먼저 피렌체 한국영화제를 맡아 이렇게까지 발전시켜준 것에 감사드립니다. 영화제 개최를 위해서 어느정도의 준비기간이 드나요?
A : (Sig. Riccardo Gelli) 보통 저희가 3월에 이 영화제를 개최하는데 매년 10월이면 전주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에 들리면서 다음해의 계획을 세워놓아요. 한국 영화진흥위원회와도 만나 다음해에 상영될 영화를 살펴보며 초청할 감독님들을 선정하게 되죠. 그리고 12월에는 이탈리아로 돌아와 구체적인 상영작 프로그램을 짜기 시작하죠. 이 때부터가 가장 바쁜데요, 피렌체시와 토스카나주 후원자들과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하고 장소선정과 광고 등 더 나은 조건에서 영화제를 할 수 있도록 힘을 쏟죠. 더 많은 한국기업들의 후원을 얻어내려고도 노력해요.
Q : 이탈리아의 다른 도시에 이 같은 한국영화제가 또 있나요?
A : (Sig. Riccardo Gelli) 아니요. 한국영화만 상영하는 영화제는 피렌체가 유일합니다. 우디네 지역에 비슷한 성격의 영화제가 있기는 하지만 아시아 영화제라 한국 영화가 차지하는 부분은 한계가 있지요. 이 외에 내일 모레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하는 이번 볼로냐 아동도서전에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가 몇 편 상영된다고는 들었지요.
Q : 피렌체 한국영화제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A : (장은영 님) 피렌체 한국영화제는 2002년부터 시작했어요. 2001년 피렌체에서 제가 패션스쿨을 다닐 당시 Riccardo Gelli 씨(현 피렌체 한국영화제 장)의 제안으로 그와 함께 피렌체의 Palazzo Vecchio Salone 500에서 한국전통무용단을 초청하여 공연을 가졌었죠. 이때 반응이 좋아 후년인 2002년에 Una Settimana Coreana(한국문화주간)이라는 명목으로 전시회와 함께 영화를 상영하기 시작했죠. 한국문화주간에는 전년에 성공을 거둔 한국전통무용공연 뿐만 아니라 자수박물관에서 한국자수전 전시회를 가졌었어요. 화려한 색상으로 짜여진 조선시대 자수에 이탈리아인들은 “중국, 일본 외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문화를 가진 나라가 있다니.”라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화려한 자수 색상에 감탄을 아끼지 않았었죠. 또 Carrara 한국조각 협회의 참여로 조각전시회도 있었고요, 그 때 상영되었던 한국영화는 13편 정도로 기억되요. 이때는 김기덕 감독만이 찾아주었어요. 이때가 피렌체한국영화제의 첫회라 할수 있겠네요.
Q : 다른 감독들의 초청은 없었나요?
A : (장은영 님) 다른 감독들은 초청하지를 못했어요. 일단 당시만 해도 영화제가 작았고요, 때문에 후원금도 부족했어요. 피렌체한국영화제에 실질적인 도움을 지금까지 주고 있는 기업은 삼성이고요, 때문에 저희 영화제 타이틀에도 삼성로고가 항상 들어가 있어요. 올해에는 현대자동차가 이탈리아로 들어와서 감독님들 이동을 위해 차량을 후원해 준 것도 도움이 되었고요. 영화 수입에 관해서는 한국영화진흥회가 도맡아 해 주고 있고, 2004년 전주국제영화제와 MOU체결후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전주국제영화제가 영화수입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요.
Q : 올해는 시내 중심 오데옹 극장에서 영화제를 열고 있네요. 작년에는 극장이 멀었다고 하던데요?
A : (Sig. Riccardo Gelli) 예, 이번 장소선정에는 피렌체시에서의 도움이 컸습니다. 영화제 1회 때부터 한 3년간은 피렌체시나 토스카나주의 지원이 크지 않아서 작년만 해도 피렌체 시내에서 차로 10분~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극장에서 영화제를 했었죠. 한국과 한국 영화가 이탈리아에 워낙 알려지지 않았었기 때문인데요, 몇 년간 영화제도 성공적으로 치루어내어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늘고 2004년부터 유럽에서 한국영화붐이 일면서 그 혜택을 보기도 했어요.
여기 일간지 (La Nazionale) 보시면 알겠지만 KOREA FILM FEST 라고 큰 광고 보이시죠. 이곳 오데옹 극장 뿐만 아니라 광고면에 있어서도 시 당국의 도움을 톡톡히 보고 있고요, 제 본 직업이 원래 광고 마케팅이라 큰 도움이 된 것이죠.
Q : 와보니 놀라운 것은 영화제의 스탭들이 한국 학생들보다 이탈리아 젊은이들이 더 많던데 자원봉사자들인가요.
A : (장은영 님) 예. 놀랍게도 남한과 북한도 잘 구별 못하는 이탈리아에서 이탈리아 영화학교 학생들이 자원봉사를 자청하고 있어요, 첫 회 당시에는 한명도 없던 봉사자들이 영화제를 거치고 한국영화에 관심을 보이면서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죠. 이탈리아 학생들의 한국영화에 대한 사랑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꺼예요. 학생들뿐만 아니라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24일에 있을 감독 간담회에도 현지 영화관련 언론들이 많이 찾을 예정이예요.
Q : 앞으로의 영화제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A : (Sig. Riccardo Gelli) 감독들의 회고전을 이어가려고 해요. 김기덕 감독은 이탈리아에서도 워낙 잘 알려져 있는 감독이었지만 임권택 감독의 회고전 같은 경우가 반향이 컸어요. 취화선과 태백산맥은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들의 큰 관심을 끌었었지요. 때문에 그간의 회고전은 이탈리아에 한국영화 매니아층을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이 같은 회고전에 덧붙여 개막작 ‘경축! 나의 사랑’과 같은 한국의 최신 영화를 상영하려고도 하고요, 이번 영화제부터는 장르를 다양화시켜 독립영화 <똥파리(양익준 감독)>, 여성감독 영화 <두 번째 사랑(김진아 감독)>, <...ING(이언희 감독)>를 상영하고 있지요. 작년에는 애니메이션 영화에 중점을 둔 것도 같은 맥락이죠.
또한 영화와 함께 다른 한국 문화행사를 접목시킬 예정입니다. 첫 회에 좋은 반응을 얻었던 조선시대 자수 전시회 같은 전시회나 전통무용공연, 국악공연 등을 계획하고 있고요, 물론 이를 위해서는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에 계신 한인분들의 더 많은 관심과 기업차원의 문화적 후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Riccardo Gelli 씨와 장은영 씨와의 인터뷰에 이어 이번 영화제에 초청된 곽재용 감독과의 인터뷰를 가졌다.
Q : 감독님, 안녕하세요. 이번 영화제에는 처음이신가요?
A : 예, 피렌체에 한국 영화제가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사실 한국에서는 3대 영화제가 아니면 관심이 없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작고 아름다운 도시 피렌체에서 한국 영화제가 열리니 신기하네요.
Q : 이번 영화제에 감독님 작품이 많이 상영되고 있어요.
A : 예, 이번에 저의 많은 작품들이 상영되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이번 영화제가 로맨틱 코메디가 많다는 얘기가 있더라구요, 이탈리아인들에 한국의 로맨틱 코메디가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클래식’,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등 제 영화의 영상미는 그들이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Q : 영화제가 앞으로 개선할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A : 음,, 제가 종전에도 제 영화가 상영되는 것을 보고 왔지만, 개막작과는 달리 낮 시간에는 생각보다 관객이 적더라구요. 방금 전에 임창동 감독님과도 얘기한 바인데, 개막작과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주말 저녁 시간대 외에는 좀 더 작은 극장에서 상영하는게 어떨까 싶어요. 감독들 입장에서도 큰 극장에서 사람이 적은 것보다는 작은 극장에 관객이 꽉 차 있는게 더 뿌듯하거든요. 아, 그리고 이탈리아 젊은 봉사자들에게 감사드려요. 미국이나 일본도 아닌 이곳의 젊은이들이 자청하여 봉사를 한다니 또 신기하더라구요, 물론 한국 교민 학생봉사자들에게도 인터뷰를 통해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네요.
곽재용 감독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볼로냐 아동도서전 취재를 위해 서둘러 볼로냐로 향했다.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하는 이번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문화부 기자들과 같이 하는 자리. 필자는 피렌체 한국영화제를 이들에게 알려 관심을 재촉했으나 그들은 ‘한국에서는 3대 영화제 아니면 관심 없어요. 한국에서 관심을 끌 만한 기사는 아니네요.’라고 답변했다.
그들의 답변이 틀리지는 않았을 터이다. 하지만 관심은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탈리아에 살고 있는 우리부터라도 이탈리아인들이 한국에 대해 무지하다고 불평을 하는 것보다는 이런 한국 영화제에 관심을 먼저 갖고 지인들에게 소개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영화를 통해 한국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매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글, 사진 - 오케이이탈리아 취재부 Copyright ⓒ OKITALIA 무단전재. 배포 금지)
http://www.dailyseop.com/section/article_view.aspx?at_id=99429
© 김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