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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십년을 살아가면서 한인 회비를 내 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한인사회에 관심이 적었다는 이야기죠. 무관심과 방심으로 살던 이 게으름뱅이를 깨우치는 일이 최근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5월 8일에 있었던 야유회 겸 화랑축구대회였습니다. 가까운 분이 한인회 일을 하시기에 처음으로 이 행사에 갔습니다. 도착을 하니 한인회에서 카네이션을 달아주시고 계시더군요. 저는 아무생각이 없이 어미가 된 이후로 처음 달아보는 카네이션이라는 생각만으로 기쁨으로 카네이션을 달았습니다. 그런데 저 다음에 오시는 분이 카네이션을 달아준다고 하니 거절을 하던 군요.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달아주지도 못하는 데 어떻게 카네이션을 다냐고 하시면서요. 저는 부끄러움에 숨어버리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큰 배움을 얻은 이날은 아주 특별한 날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줄다리기를 하고 한인회에서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보낸 이 하루는 다른 것들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누군가 나서서 수고를 하신다는 것을 가까이서 처음 안 날이니까요.
제가 게으름과 무관심으로 저 살기에 바빴을 때 어느 한 곳에서는 한인사회를 위해 준비하고 하루 종일 뒤에서 수고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인회 음식을 준비해주신 식당들을 보면서 감사의 글을 올리고 싶었습니다. 이런저런 한인회 행사에서 협찬을 아끼시지 않은 식당이나 식품점하는 분들이 참석하여 축구도 하고 줄다리기도 하고 피구도 할 수 있다면 하는 많은 아쉬움도 그날 느꼈으니까요. 나누는 삶을 사시면서 진작 그분들은 즐기시지도 못하는 생활이 참 아프게 다가오기도 한 날입니다. 그 분들을 위한 좋은 행사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하고요.
두 번째는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소식에 이어 열린 분향소를 찾아서 이었습니다. 이번 월요일 일찍 차려진 분향소에 찾으니 야유회 행사에서 하루 종일 수고하신 분들이 애도객들을 맞이하고 계셨습니다. 자신들의 일이 계신 분들이, 한인회의 일과 관련이 있다는 일로 다시 그들이 숨은 역할을 통해 큰일을 하시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얻었습니다. 누군가의 나눔과 희생이 있기에 모든 일들이 진행되어 진다는 것을 다시 깨달은 것이죠. 그래 저도 이날 잠시 옆에서 머물다 왔습니다. 그러면서 분향소를 찾는 분들을 보며 예의를 배우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분향소에 들어오시기 전에 옷을 가다듬는 어느 분의 손길을 보면서 제가 잃어버리고 있던 모습을 보았죠. 문 앞에서 다시 한 번 단추를 확인하고 옷매무새를 살피는 모습에서 제가 얼마나 허술한 마음으로 살고 있는지 알게 되었으니까요. 이런 사소한 마음가짐조차 잃어버리고 보여주는 것에만 너무 신경 쓰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어 어느 학생은 한인회에 온 김에 한인 회비를 내려고 하더군요. 지갑에 돈이 충분치 않자 얼른 은행에 다녀와 회비를 내고 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또 어르신들은 협찬금을 내고 가시더군요. 그런 모습을 보면 저도 얼른 은행에 다녀와 회비를 냈습니다.
한인회가 있으려면 이렇게 회비와 협찬이 있어야 한다는 그 지극히 간단한 상식을 저는 하고 있지 못했습니다. 상근 직원 월급도 나가야 하고 사무실도 운영해야 하고 작고 큰 행사가 있는데 회비와 협찬비가 없다면 이루어 질수 없다는 것을 생각지 못한 이 지극히 무관심한 머리를 가진 저는 이렇게 한없이 부끄러움을 배우고 느낀 시간입니다. 다음에는 협찬비도 내자고 다짐도 하면서요.
한인회에서 열리는 분향소는 아침 10시부터 밤 9시까지, 목요일 밤까지 열린다고 합니다.
직장인들을 위해서 밤까지 여는 한인회, 저도 내일은 분향소에서 거들일이 있으면 거들기 위해 서둘러 나갈 것입니다.
작은 나눔의 손들이 모여 열리는 일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석하기 위해서 지금부터 시작해 볼까싶어서요.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한인회 임원 여러분.